어제는 초3 첫째 아이의 ADHD 정기 검진일이었어요.
병원 가기 전부터 괜히 마음이 복잡하더라고요.
약 이야기도 해야 하고,
학교생활도 이야기해야 하고,
친구관계 이야기도 해야 하고요.
ADHD 진료는 단순히 집중력만 보는 게 아니라
아이의 생활 전체를 같이 보는 느낌이라
엄마 마음도 같이 흔들리는 것 같아요.
ADHD 병원 갈 때 꼭 체크했던 것들
이번에는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정리해서 갔어요.
수업 시간에 과제를 끝까지 하는지
멍을 어느 정도 때리는지
친구관계는 어떤지
선생님 피드백은 어떤지
공개수업과 학부모 상담 때 들었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가져갔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선생님의 이 말이었어요.
“이해도는 좋은데 글씨체와 그림이 꼼꼼하지 않아요.”
사실 그동안 저는 글씨 때문에 아이를 많이 닦달했거든요.
따라 쓰기 문제집도 여러 권 사봤고,
매일 바르게 쓰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근데 잘 안되더라고요.
이번 상담에서 의사 선생님은
ADHD 아이들 중에는
세부 작업에 에너지를 오래 유지하는 걸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셨어요.
듣고 나니 조금 이해가 되더라고요.
우리 아이는 상황 파악도 빠르고
눈치도 있는 편인데,
글씨나 그림처럼
‘천천히 집중해서 완성해야 하는 작업’에서는
유독 피로해 보였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방향을 조금 바꿨어요.
예쁘게 쓰기보다
사람이 읽을 수 있게 쓰기.
엄마 기준도 조금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메디카넷 15mg 복용 후 느낀 변화
현재 아이는 메디카넷 15mg을 복용 중이에요.
용량이 많은 건지 적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잘 맞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저는 숫자보다 아이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졌어요.
예전에는 발표도 부담스러워하고
어른에게 인사하는 것도 어려워했는데,
요즘은 그래도 먼저 해보려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조금씩 용기가 생긴 느낌이랄까.
그걸 보면
‘아, 지금은 잘 맞고 있구나.’
싶어요.
ADHD 아이 사회성, 가장 고민되는 부분
이번 상담에서 가장 오래 이야기한 건 친구관계였어요.
요즘 제가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첫 번째는
새로운 친구에게 금방 마음을 줘요.
친해지기 위해 엄청 노력하고요.
근데 또 어렵게 친해진 친구에게는
어느 순간 소홀해질 때가 있어요.
두 번째는
문자를 보내고 답을 기다리는 걸 힘들어해요.
답장이 안 와도 계속 보내고 싶어 하더라고요.
세 번째는
상대가 거절 의사를 표현했는데도
자기 이야기를 계속해요.
이 부분은 저도 좀 고민이 컸어요.
친구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마지막까지 애정 표현을 하더라고요.
저는 그 문자를 보면서
상대 마음이 어느 정도 느껴졌는데,
아이는 아니었던 거예요.
ADHD 아이들은 돌려 말하기를 어려워할 수도 있다고
상담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에요.
의사 선생님은
ADHD 아이들 중에는
돌려 말하기나 분위기로 표현하는 걸 캐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어요.
특히 여자아이들은
에둘러 표현하거나
미묘하게 거리 두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걸 바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또 ADHD 특성 중 하나인
자기중심적 사고 때문에
내 감정과 내 말이 먼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셨고요.
솔직히 들으면서 걱정이 많이 됐어요.
앞으로 친구관계에서 상처받을 일도 많겠구나 싶더라고요.
요즘 아이 반응을 보며 느끼는 것
요즘은 기대했던 일이 취소됐을 때도
예전처럼 크게 화내지 않아요.
오히려
“엄마 하고 싶은 대로 해.”
이렇게 말하면서 감정을 닫아버릴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속상하면 짜증도 내고 울기도 했는데
요즘은 체념처럼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이 부분도 상담하면서 이야기했어요.
그랬더니
자라면서 감정 표현 방식이 달라지는 과정일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조금 안심은 됐어요.
그래도 작은 말에도 상처받는 아이인 건 변함없어서
가능하면 약속은 지키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ADHD 육아는 결국 같이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
이번 병원 방문 이후
엄마의 숙제는 친구관계와 사회성이 되었어요.
그리고 저랑 연락할 때도
답장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연습을 같이 해보기로 했고요.
진짜 어렵네요. ADHD 육아.
그래도 아이도 배우는 중이고
엄마도 같이 배우는 중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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